트럼프 대통령, 연준 압박 격화…암호화폐 규제마저 정치 전선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압박과 의원 간 대립이 암호화폐 규제 혼선을 심화시키며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칼시 제재 중단, 형사처벌 강화 움직임도 혼란 가중 요인이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연준 압박 격화…암호화폐 규제마저 정치 전선으로 / TokenPost.ai
연준 흔드는 정치 압박…암호화폐 규제, 갈등의 중심으로
미국의 암호화폐 규제 환경이 정치적 갈등의 전장이 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정면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 규제도 연방과 주정부, 업계 간 대립으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트럼프, 연준 압박 논란…파월 “범죄 위협” 정면 비판
지난주 가장 큰 파장을 일으킨 인물은 파월 의장이었다. 그는 일요일(현지시간) 이례적인 TV 연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압박하기 위해 법무부를 동원해 자신과 연준을 ‘범죄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연준 본부 리노베이션 관련 청문회 이후 법무부가 대배심 소환장을 발부한 것을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범죄 수사라는 위협은 대통령의 선호에 맞추기보다 공공의 이익을 기준으로 금리를 설정한 결과”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금리 문제를 넘어 연준의 독립성 자체를 위협한다고 강조했다.
암호화폐 시장에도 그 여파는 적지 않다. 규제의 안정성이 법령뿐 아니라 기관의 독립성과 절차적 신뢰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정치적 개입은 디지털 자산 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연방 판사, 칼시 제재 일시 중단…“주정부 과잉 규제 우려”
예측 시장 플랫폼 칼시(Kalshi)에 대한 테네시주 규제 당국의 제재 조치도 판사의 제동에 부딪혔다. 테네시 연방지방법원 알레타 트로거 판사는 칼시 측의 가처분 요청을 받아들여 주정부의 ‘영업중단 명령’을 일시 정지시켰다.
트로거 판사는 판결문에서 “정부 조치가 유지될 경우 칼시는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을 것”이라며, 칼시의 위헌 주장에 무게를 실었다. 이는 연방 관할의 금융 상품에 대해 주정부가 과도한 권한을 행사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사법부의 회의적 시선을 보여준다.
하이브리드 금융 상품이나 블록체인 기반 예측 시장이 규제 회색지대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이번 판결은 유사 프로젝트의 합법성 논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상원 법안 처리 또 연기…2026 중간선거 앞두고 정치화 심화
암호화폐 시장 구조를 정의하는 핵심 법안 ‘디지털자산시장 명확성법(Digital Asset Market Clarity Act)’의 상원 심의도 연기됐다. 존 부즈먼(Jon Boozman) 농업위원장은 당초 예정됐던 법안 표결을 오는 1월 27일로 미뤘다. 민주당 측 협상 파트너인 코리 부커 의원과 함께 미해결 쟁점 조율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법안은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감독 권한 분리를 골자로 하고 있으며, 스테이블코인 수익 구조, 디파이 보호 조항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 세력 간 입장차가 벌어지면서 신속한 입법엔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새로 임명된 SEC 의장 폴 앳킨스는 강력한 지지 의사를 밝혔음에도, 정당 간 권한 다툼과 이해관계 충돌 속에서 연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갤럭시 디지털 “테러방지법급 감시 권한, 암호화폐 위협”
암호화폐 투자사 갤럭시 디지털은 상원 은행위원회의 법안 초안에 강한 우려를 표했다. 해당 초안은 재무부가 ‘암호화폐 특화 특별 조치’ 권한을 갖고, 특정 거래나 국가, 기업을 자금세탁 고위험 대상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갤럭시는 이 조항이 테러방지법(USA Patriot Act)에 비견될 만큼 강력한 감시 수단이라며, 너무 포괄적이고 비례성 없는 규제가 정상적 시장 활동을 위축시키고 유동성을 분산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우려는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CEO는 구체적인 법안 내용을 검토한 이후 상원 은행위 법안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이에 따라 상원 은행위원회도 법안 표결을 연기한 상태다.
뉴욕 “무인가 암호화폐 영업은 범죄”…형사처벌 추진
주정부 차원의 규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뉴욕의 알빈 브래그 검사는 뉴욕로스쿨 강연에서 “총기와 마약 밀매, 테러 자금과 연계된 불법 자금 510억 달러(약 75조 2,505억 원)가 미인가 암호화폐 플랫폼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며, 형사처벌이 동반된 입법 조치를 촉구했다.
뉴욕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암호화폐 라이선스 제도인 ‘비트라이센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보다 더 강한 형사적 규제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어 향후 논쟁이 예상된다.
정치 리스크 vs 정책 리스크…불확실성 증폭
이번 주 암호화폐 규제 현황은 한 가지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규제 리스크는 기술보다는 정치의 문제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이다. 연준과 트럼프 대통령의 갈등, 의회의 정파적 대립, 산업계의 반발, 사법부의 중재까지 촘촘히 얽힌 갈등 구조가 투자자와 기업 모두에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누가 규제할 것인가뿐 아니라, ‘어느 수준까지 규제 권력을 부여할 것인가’도 중요한 전선이 되고 있다. 산업계는 점점 더 ‘안정성’ 있는 규제를 요구하고 있지만, 현실은 여전히 정치적 타협과 권력 게임 속을 통과하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의 다음 분기 방향성은 이 정치적 갈등의 향방에 달려 있다.